부천 2000 단편 경쟁선 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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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넘 재밌는거 투성이었다. 하다못해 전혀 기대하지 않은 한국작품도 헛! 하고 허를 찔리는
재미를..^^; 이번 부천 영화제가 기대이하라고 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장편만 본 사람들이
아니었을까나..하는 생각.
블랙 XXX-마스 (Pieter Van Hees, 11분 '99 Belgium) ★★★★★
베스트 크레딧상! 크레딧 ★★★★★
5자평- 막가파 동화!
줄거리-하늘나라의 옥황상제인지 god인지 하는 하얀 수염기른 할아버지가 인간세에 간여하려 하고 있다. 때는 미래사회 언제쯤인가 인간세상은 개판이다. 어느 콩가루 흑인가족, 딸네미는 야시시하게 차려입고 밤거리를 나가고 아빠는 '그러고 다니면 위험햇!' 하고 소리 뻑지른다. 산타아빠는 빨간옷을 차려입고 잘 하나 들고 '일 다녀올게' 하며 나간다. 딸네미는 밤거리를 헤매며 마리화나를 피우고, 재수없게 경관한테 걸리고 말았는데, 몸수색을 빌미로 성폭행하려는 경관과 몸싸움을 하는 중에 그 장면을 카메라로 찍어버린 관광객 몇몇을 경관이 쏴버린다. 수염이 기괴한 경찰관은 엽기적이게도 증거인멸을 위해 딸네미를 우득우득 먹어버린다. 산타아빠는 어느 부자집에 가서 도둑질을 하는데, 왠 그집 주인여자가 옷을 벗어제끼며 유혹하는 통에 한참 재미를 보다가 그만 그집 주인남자에게 들키고 마는데, 아아니! 경관이 배가 빵빵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열받은 경관이 마누라를 쏘고, 산타아빠는 경관의 머리를 날려버린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리. '아빠에요?' 늑대가 아니라 경관 뱃속에서 딸네미를 꺼내고 둘은 화해하며, 가족은 경관뺏지를 크리스마스트리에 달고서 화목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시작하는 크레딧부터 넘 죽여주는 영화. 그 황당함과 엽기성이 끝까지 연달아다.
최고의 번역은 "Don't fuck with me" "날 물로 보지 마"
용의자 (Jose Miguel Ribeiro 26분 '99 Portugal) ★★★★☆
크레딧 ★★★★
16자평 - 열차 짐칸에 가방을 올리는 4가지 방법 ^^;
줄거리-한 중년남자가 기차여행을 하는데, 신문을 보니 열차 연쇄살인범이 날뛰고 있다. 겁이 난 이 남자는 자기칸에 다른 사람들이 못 들어오게 하려고 애썼으나 뚱땡이 여자, 날씬이 거대코 여자, 길다란 말상의 젊은 남자가 올라탄다. 중년남자는 신문을 보며 살인자의 루트를 추정하고, 아무래도 수상한 말상을 의심하는데.. 말상은 한술 더 떠 최신 국산 등산용 나이프의 묘기를 자랑한다. 각종 미묘한 정황들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수법이 무척 뛰어나다.
실수로 칼이 뚱땡이 여자에게 꽂히고 기차가 터널 안에 멈추자 긴장감은 고조되는데.. 다행히 뚱땡이 여자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말상도 다음 살인 예정역 직전에 기차를 내린다. 그런데, 살인마의 살인행각은 중년남자의 추리대로 진행된다는...
백작부인 (David Lodge 14분 '98 U.K) ★★★
크레딧 ★★★
꺼꾸로 돌린 필름이 재밌고, 끝까지 뭐가 안 나오나 기대를 불러일으키긴 하는데, 그다지 큰 재미는 없었다. 좀 지루했음. 상자 속에서 드레스가 주르륵 나오는 장면이 젤 재밌다.
삼단뛰기 (Srdjan Vuletic 16분 '99 Slowenien/Bosnian Herzegow) ★★★
크레딧 기억 안 남
줄거리- 무슨 얘기인지 정확하게 판단이 안 가는 얘기였다. 영화를 본후 동생과 토론과정을 거쳐 ^^; 여러가지를 종합해 볼 때, 운동 선수와 코치 사이에 썸씽이 있었다. 그런데 남자가 여자를 차고, 여자는 저주의 말을 퍼부으며 떨려나간다. 그후, 전쟁중에 여자가 말도 안 되는 임무를 받고 스나이퍼로 수행중이었는데, 이 남자와 마주치고, 보이는 대로 다 사살하던 이 여자는 결국 이 남자를 죽이지 못하게 된다.
맨처음의 총부리 피해가기 놀이! 산업화 사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의 아이들이 많이 하던 '길건너기 담력시험'이 세상에 저 나라에선 저렇게도 될 수 있구나 생각하니 몹시 가슴이 아팠다. 그 말도 안 되는 '골목길 지나가는 사람 무조건 쏘기 임무'는 정말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전쟁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메타포로 장치한 것인지 도무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샤워 (Michael Kammoush 10분 '99 Lebanon) ★★★
크레딧 ★★★★
화려하고 귀여운 크레딧에 잔뜩 기대를 했다가 본문은 의외로 넘 뻔한 줄거리로 곧장 옮겨가고, 막판 반전조차 없어서, 좀 실망스러웠다.
룰레타 (Roberto Santiago 12분 '99 Spain) ★★★★★
베스트 테러블 영화상!
크레딧 ★★★★☆
줄거리- 삶에 지겨움을 느끼는 주부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러시안 룰렛을 하며 무료함을 달랜다.
테러블로 치자면 요몇년새 본 영화들 중 단연 으뜸을 가는 영화! 신문 깔 때부터 알아봤다..^^; 일상성 어쩌구 저쩌구 하는 감독들..홍상수 같은 사람들 이제 다 죽어야 한다. ;;;;
세탁기 돌아가는 크레딧도 좋았다.
페스트 (Steffen Schaeffter 15분 '99 Germany) ★★★★☆
크레딧 기억 안 남
줄거리- 때는 17세기? 영국. 페스트가 만연해 '나'의 건너집에서도 여자 하나가 죽어나갔다. 그 딸인듯한 여자애는 감시받으며 자기집에 갇혀있다. 여자애는 외롭고, 자기와 같이 놀아 주기를 바라는 듯하다. 그러나 물론 나는 그럴 수 없다. 발달된 '현대' 과학에 따르면 페스트는 공기 중의 호흡으로 전염되는 듯하다. 도시는 점점 죽음으로 덮여가고... 어느날, 결국 소녀도 시체가 되어 실려나간다. 나는 몰래 그 소녀의 시체를 찾아가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었다. 그리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페스트 창궐 후 가발이 유행하게 되었다는 자막이 뜬다. -0-;;;
케네스 브라너의 나레이션으로 시종일관 그 예쁘고 테러블한 인형과 세트의 어두움이 보는 사람을 짓눌렀다. 흔히 예상할 수 있는 휴머니티와 이기심... 그런 얘기하는 듯하다가 나중에 그 빨강머리 가발에 대해서는,,,--;;;; 이것이 과연 휴머니티인가? 네크로필리아인가?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껄끄러움과 가슴아림...
상속녀 (Graema Burfoot 12분 '98 Austrailia) ★★★★
베스트 나레이터 상!
크레딧 기억 안 남 그러나 자막 효과는 ★★★★★
상당히 상투적일 수도 있는 효과인데도, 미인인데도, 상당히 재밌었다. 자막 때문에 팍팍 깨곤 했다.
중저음의 멋진 나레이터가 마치 [유로파]의 나레이터 같다. 멋지다.
바이러스imfected(James Cunningham 8분 30 '99 New Zealand) ★★★★★
크레딧 기억 안 남
줄거리-우리의 스파이 손가락군, 유니뱅크에 침투하여 임무를 완료하고 순사하다.
넘 재밌고 황당해서, 블랙 XXX-마스와 바이러스 중에 누구를 1등으로 뽑아야할지 무지 고민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나중에 단편영화상은 페스트가 가져갔다. 관객온라인 투표결과는 For The Peace Of All Mankind가 1등이고.
손가락이 세 개인데, 쿵후를 하기에 적당해서 캐스팅?했다는 감독의 이야기가 무척 재밌었다. 넘 재밌는 영화는 '재밌다' 외에는 할 말이 없는 법이다. ^^;
For The Peace Of All Mankind (이석훈 6분 40 '99 한국) ★★★★☆
베스트 캐스팅!상
크레딧 ★★★★
정말이지 부천 판타스틱을 가서 한국영화를 보고 허걱! 하고 외칠 줄은 몰랐다. 나오는 사람이 한국인 병사랑 베스남 소녀라고 크레딧이 뜨자, 몹시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서양놈들과 한국남자놈들의 주력 환상인 하얀 아오자이 입은 '청초한' 베트남 소녀 나와서 철학 어쩌구 인간 어쩌구 떠들면 어떡하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 왠 아름다운 대숲에 병사 하나가 따로 떨어져서, 마구 주변을 경계하며 정찰하고 있다. 이거이... 도무지 실제상황이 아닌거 같으니 상당히 상징적인, 뭔가가 나와야할듯 한데... ;;; 곧이어 긴장감 조성을 관두고 졸졸 흐르는 냇가에 가서 머리를 박고 좋아라 하며 물을 마신다. 그리고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큰일을 본다. 음, 관객들은 막 웃었다. 이건 꼭 화장실 유머같네, 우스개소리 하나? 그런데 다시 여기서 뒤집어 베트콩 출현! 아오자이 입은 소녀가 총들고 뛴다. 다시 파바바박 긴장감 고조! 아무데나 던져둔 총을 가지러 목숨걸고 병사 뛴다! 베트콩 소녀도 지지 않는다! 앗, 잡았다! 홍콩영화의 두 고수들처럼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대치하고 있는 그들! 여기까지만 해도 선입견과 다른 전개들이 계속 나와서 즐거웠다. 그럼, 그 담엔 어떻게 되려나? 그런데 매서운 눈빛의 베트콩 소녀, 한치의 틈도 없이 경계를 하다말고 눈매가 풀어지며 시선이 아래쪽으로 간다. ??? 그리곤 씨~익 웃네. 이상하네? 앗! 바지가... -.-;; 엉거주춤 내려간 바지에 풀어진 그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끝. 엔딩 크레딧이 나오며 병사는 주섬주섬 바지를 올리고 있다.
과연 이 영화의 피크는 '못생긴' 베트남 소녀였다. 전혀 환상 깨게 생긴, 눈이 작고 찢어진 시골스럽게 생긴게 진짜 베트남 시골에서 불러온듯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눈이 풀어지며 씨익 웃으니까 왜 그리 웃기고 귀여운지,,, ^^;
정말 한국영화도 좋아졌군.. 하는 생각에 좀 뿌듯했다.(헉! 나마저..^^;;) 지금까지 무슨무슨 영화제 하면 재미난 외국영화들에다가 한국영화라고 별재미도 없는 거 갖다붙이는 걸 많이 봤기 때문에, 전혀 기대를 안 했었는데, 의외로 허를 찔리게 되니 기뻤다.
이번 부천 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은, 심히 버버벅대는 통역사만 아니었더라면 완벽했을 것이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갖겠다는 건 좋은데, 늦게 입장을 시켜서 영화시작하기 직전까지 아직도 관객은 들어오는 중이고 어수선한데 감독들 인사를 시키는 걸 보니 몹시, 두려웠다... 멀리서 온 사람들한테 이건 예의가 아닌데... 역시나 거기서 머물지 않고 간단한 유머도 이해를 못하고 질문한 것의 반 정도나 통역하는 통역사의 심각한 '비전문성'에는, 좀 짜증났다. 돈없다고 전문통역사를 안 부르고 그냥 자기네 중에 영어 '쫌 하는' 임원을 시켰나본데... 그건 관객한테도 감독한테도 예의가 아니다. 그것이 이번 부천영화제에 대해 받은 전체적으로 좋은 인상을 해치는 하나의 흠이였다고나. 옆에서 명희가 질문을 하나 하고는... 나중에 실은 그냥 영어로 물어버리고 싶었다고 술회했다. 인간이 불쌍해서 자제했다나..^^;;
그래도 그리도 멋진 작품들을 만든 멋진 사람들이 그리도 많다니, 음, 아주 자극적이었다. ^^ 허위허위 서울로 돌아오면서 아주 행복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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