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거짓말]엔 한번 속지 두번은 안 속는다 -'청소년 보호'가 불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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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난, 한번도 안 속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장선우 감독에 대해선 말이다. 영화 [거짓말]을 두고 말들이 많지만,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예술도, 포르노도 아니고, 그저 '스스로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만'이 목적이다. 교복입은 잘 빠진 여자애를 내보이고서 섹스는 졸업한 후에 시킨다는 얄팍한 수법으로 빠져나가는 장선우 감독의 진실은, 그전의 작품들로 미루어볼 때 ([너에게 나를 보낸다], [꽃잎]) '어린애를 따먹고 싶다' 라고밖에 해석이 안 되는 바이다.
솔직하게 그냥 '따먹고 싶다'고 하지 못하고 이리 꼬고 저리 꼬아서 뭔가 있는듯 양념을 쳐바르는 장선우 감독의 '사기술'을 예술이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고 해라. [거짓말]을 예술이라고 부르는 장선우 감독이나 외설이라고 부르는 음대협이나 자기네 본성을 가리고 덮는 '위선'을 행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하는 식의 청소년을 '보호'하겠다고 나서는 공익광고를 보면 사실 웃기지도 않다. 지금 문화산업의 스포트라이트가 어딜 향하고 있는데, 누구를 (성적으로) 팔아먹어야 장사가 되는 판인데 누굴 보호한다는 건지. 욕망의 대상으로서 사회적으로 '공인된' 연예인들이 온통 십대판인데 말이다. 모델이나 탤런트는 물론이고 특히 아이돌 가수들은 모조리 십대 중, 후반이다.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십대는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이다.
물론 욕망의 대상이 된다는 건 동시에 욕망의 주체로서도 초대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초대는 '착한 소비자로서의 위치'를 벗어나서는 거의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정말 불공정한 것이다.
지금 한국의 '청소년들'은 말그대로 '한창때'이며, 잘 나가는 청춘이다. 가장 멋진 패션과 가장 멋진 육체. 욕망의 대상으로서도 주체로서도 아무런 하자가 없는, 즉 스스로나 남들이나 함부로 폄하할 수 없는 시절인 것이다. 'n세대'를 안 팔아먹으면 핸드폰도, 컴퓨터도, 초고속 인터넷망도, 드라마도 물론 음악도 도무지 팔아먹을 수가 없다. 만약에 한 가지 조건만 충족된다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족속이다. 그것은 물론 돈이다.
십대의 딜레마
만약에 부모가 돈을 많이 벌어서, 게다가 용돈을 잔뜩 줘서 비싼 브랜드 제품들을 별걱정없이 사입고 두르고, 좋은 데 가서 좋은 걸 먹고 마시고 놀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개 그렇게 부가 공평하게 분배가 되지는 않는다. 많은 십대들은 입고 싶은 옷을 사고 친구들한테 꿀리지 않게 놀고 다달이 핸드폰 유지비를 내기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이나 주유소 아르바이트 같은 파트타임제 저임금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 어느 자본주의 사회나 비슷하겠지만, 한국의 파트타임제 노동자의 위치는 불안정하고 열악하다. 뭔가 제대로 된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해도, 최소한 대학생도 아닌 신분으로는 아무도 써주질 않고.
한마디로 지금 한국의 십대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의 가운데에 주인공으로 나서있지만 손발은 다 짤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인 네트세대로서 능력을 발휘해야할 터이지만, '학교는 반드시 나와야 하는 것'이기에 컴으로 밤새는 대신 입시공부에 매달리는 것이 정상이고, 활화산 같이 타오르는 청춘을 불살라야 하는데 '청소년은 무조건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에' 애정생활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는 다 지하로 숨어들어가 버려서 비위생적이고 '타락한 느낌을 자아내는' 불편한 환경에서만 성적 쾌락이란 걸 즐길 수 있다. (이건 정말 큰 문제다. 실질적인 피임교육만 남녀 중고등학생한테 실시해도 이 나라 여성복지는 많이 좋아질텐데 말이다.)
그러니 그들은 공인된 나이, 공인된 학력에 다다르기 전에는 몸으로 떼우는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 고등학생 정도면 벌써 뛰어난 문장력과 사고력을 갖춘 사람도 있고, 인터넷 사업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인생의 갖가지 굴곡을 드러내는 연기를 할 능력이 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미성년자는 '미래를 위해' '마련되는' 자들이기 때문에 돈을 벌 권리가 없다고들 한다.
웃기게도, 그 마지막의 연기능력만큼은 공인되어있다. 고등학생 탤런트, 배우는 이미 많지 않은가. 물론 우리나라 배우들은 전체적으로 몹시 연기를 못한다. 별로 능력은 없지만 어쨋거나 얼굴 내밀 '자격'은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젊고' 예쁘고 잘 생겼다는 자격요건 말이다.
난 연예인이다 난 만팔천원이다
다른 사회활동은 절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유독 연예계만 십대를 우대해 주는 것은 한 가지 사실, '욕망은 솔직하다'는 걸 인증하고 있다. 학교와 법제도, 기득권은 절대로 미성년은 보호대상이며 각종 사회악으로부터 지켜주어야 하고, 그들의 욕망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는 분?들이-사회지도층인지 위해층인지가 지들은 딴구멍으로 영계 찾아다니고 세컨드 거느리고 살긴 한다.) 그러나, 가장 예쁘고 만인의 욕망의 대상이 될 만한 성적 매력을 지닌 탤런트, 가수나 모델이라야만 '대박'은 터뜨릴 수 있다. 학생은 공부해야지 등의 원리를 따지다간 그 판에선 절대 돈 못 벌고 쫄딱 망한다.
십대가 연예계를 주름잡는 건 그들이 욕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십대가 욕망의 주체로서 돈을 주고 음반을 사는, 문화상품의 소비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미디어를 장악한 '십대취향'은 십대뿐만 아니라 이십대 및 '만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예전의 십대들처럼 자기보다 몇살씩 나이 많은 이십대의 우상들로 만족하지 않는다. 자기와 똑같은, 어린 나이의 스타를 통해 감정이입하고 대리충족하며 선망과 질투심을 만족한다.
**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오빠들'을 향해 사랑을 쏟아붓는 대신 스스로가 잘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게 더 보람있고 만족스러울거 같으나, 그래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는데야 할말없다. **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들이 제일 선호하는 직업이 연예인이라고 한다. 연예인은 아무 똑부러지는 능력 없어도, 단지 아름다운 존재(외모)만으로 인정받고 돈도 잘 버는, 멋진 직업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도 (특히 가수들은) 반드시 자기가 가져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대개 그 점은 무시한다.
많은 청소년들이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건 당장에 다른 길들은 모두 막혀있는 것과 달리 연예인은 자기 또래가 '운좋게' 또는 '부모님이 이쁘게 낳아준 덕분에'이긴 하지만 단숨에 '뭔가 이루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솔직한 욕망 때문일 것이다. 만인의 욕망의 대상이 되고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누구나 그러고 싶겠지만, 그럴 자격이 있다고 사회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은 아마도 기존의 이십대와 새로이 추가된 십대뿐이다. (한국에서는 그렇다. 미국에서야 삼십대가 되야 인생을 알고 멋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물론 되는건 그중에 극소수뿐이지만, 자기는 꿈꿀 자격이 있다고 믿는 것일 것이다.
십대들 다수는 경제적 독립을 행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그들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밑천은 젊은 육체뿐이다. 그리고 모두가 모델이나 탤런트가 될 기회를 잡을 수는 없다. 또한 모두가 열심히 내일의 성공을 꿈꾸며 공부에 매진할 수도 없는 일이다. 많은 십대들은 폼나게 유명 브랜드를 걸치고 싶고, 멋진 남자친구와 여자친구와 사귀고 싶고, 신나게 놀고 폼나게 쓰고싶다. 그런데, 돈이 없다. 이 점에서 힘들고 돈도 별로 못 받는 노동 대신 손쉽게 많이 벌 수 있는 '몸팔기'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이것을 소수 날라리의 문제로 치부하기 전에,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성풍속과 성의식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동강물도 팔고 도메인도 팔고 나라도 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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