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사우스파크], 엉클파카 흥행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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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영화 정말 재밌다. 동글동글 굴러갈 것 같은 귀여운 캐릭터들이 쌩욕을
퍽퍽! 해대고, 규범적인? 뮤지컬의 품새를 유지하면서도 구절구절 포복졸도할 단순
해탈 경지의 욕지거리와 빠릿빠릿한 위트와 공격성이 넘쳐난다. 특히[캐나다 침공
작전]에 버금가는 인종주의, 애국심-파시즘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는 가히 예술이어서,
무지막지한 욕의 융단폭격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함부로할 수 없게 한다.
최근 캐치원에서 일요일마다 티비 시리즈를 방영하기 시작했는데, 극장판의 귀엽고
만만치 않은 캐릭터들과 아이템들이 시리즈에서 이미 한따까리 하고있었음에
그만 뿌듯한 미소를 참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 시즌3까지 나왔다고 한다.) 앞으로
정말 기대된다. 일요일마다 밖에 못 나가고 티비사수!다.
극장판에서 날 젤 재밌게 하는 노래는 '엉클파카' uncle fucka 인데, 그 단순하고도
정확하게 쏘고 날아가는 일침에 허허허...다. '카일엄마는 화냥년Kayle's mom
bitch'도 죽여주지만,(그 화려하고 완벽한 코러스!) 계속 '개년, 개년..' 하는 욕들에
그저 즐겁기에는 스스로의 매저키즘이 부족한 거 같다. 내가 그 입장이 될리 없으니
엉클파카가 더 재밌는걸까? 이 나라는 아직 게이가 별로 없어서 심각성이 탈색되어
그런건가? 암튼, '엉클파카'가 자꾸자꾸 꾸물거리며 솔깃거리는데는 이유가
있는거 같다.
오늘의 주제:
어째서 서양인들에게는 '지 삼촌이랑 씹할 놈'이 젤로 지독하고도 참신한? 욕이
되는 것까?
이 문제를 풀어보기 위해서 우리는 미셀 푸코의 성의 역사 2권, [쾌락의 활용]을
참고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불란서 철학자들의 책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란
선입관을 깨고 의외로 아아주 재미난데, 고대 그리스인들의 성에 대한 도덕관념을
흥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간단히 말해보자면 제 2장 양생술은 '자위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은건가?'에 대한 얘기고 제 3장 가정관리술은 '아내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의 문제를 얘기해보며, 우리가 지금 상관해볼 제 4장 연애술은 '소년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정말로 재미난 것은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사랑'이 문제시되는 것은 역시나 '소년
과의 관계'라는 것이다. 이 성도덕은 전적으로 성인남자, 그 사회에서 유일하게 자
유로운 존재들을 위한, 그들 관점의 것이다. 따라서, 아내는 남자의 소유물이니 별
로 말할 게 없다.(사랑에 관해서는) 그러나 소년은 자라서 성인이 될 것이다. 따라
서, 여자와 같이 '열등한 존재'가 아닌 그들에게 '치욕스러운', '수동적' 역할을 떠맡
기는 것은 잠재적이지만, 문제거리를 안고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삽입의 주체가 되는 것이 자유인 남자가 할 마땅한 역할이라
고 생각했고, 삽입을 당하는, '수동적' 역할을 (원래 모자란) 여자나 (아직 모자란)
소년들이 아니라 다 큰 성인남자가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기분나쁜, 바람
직하지 못한 비도덕적인 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래서 비슷한 나이의 청년들의
사랑은 못마땅하게 보았다. 그들에겐 나이먹은 남자와 어린 소년만이 최상의 커플
일 수 있었던 거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완벽한 관계라고나.
'호모'가 최대의 욕이 되는 것도 아마 그 전통에서 이어지는 게 아닐까 난 생각해
본다. 여자더러 '레즈'라고 욕하는 건 그다지 큰 욕이 될 수 없다. 여자는 '삽입을
해야 마땅할' 존재도 아니고 그런거 안 한다고 해서 욕이 될 수도 없을 뿐더러,
'삽입을 당하는게 마땅'하더라도 그 본성을 저버리고서 삽입당하지 않더라도 당연
그게 욕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수동적' 역할을 벗어났기에 '발칙한 년들'이 될 수
는 있지만, 레즈 입장에선 이건 적들이 준 훈장이 될 것이다. 욕이 되는 건 스스로
의 마땅한 권리, 즉 '삽입을 하는', '능동적' 역할을 포기하고 '삽입당하는', '수동적'
인 역할을 맡은 남자들의 경우뿐인 것이다.
난, '삽입당하는 것'이 당연 '수동적'이라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푸코도 그러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도 남성들의 심리 밑바닥에는
은근히 그 버릇이 남아있어서 자신이 혹시라도 '수동적' 역할을 한다는 가정
자체를 모욕이라고 받아들이는게 아닌가 한다.
[사우스파크]의 엉클파카는 그래서 가장 날카로운 비수가 될 수 있는 것을 유머로
포장한다. 귀엽고 예쁜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shut the fucking face uncle fucka
등등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인에게는 그다지 큰탈없는 재미이겠지만, 평소
하고싶어도 욕은 자제하고 살던 정상적인 미국인들에겐 그지없는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싶다. 자신에 대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인정하는 것이 두려운 남자들에게
말이다.
카트먼의 똥꼬에 외계인들이 집어넣은 안테나도 그렇다. 카트먼은 기를 쓰고 이
안테나의 존재를 부정하는데, 눈을 빤히 뜨고선 안테나가 똥꼬에서 나오고 외계인들이
케니를 죽이는 걸 보고도 다 꿈이라고 생떼를 쓴다. 스스로의 비만몸매를 '떡대가
좋은것'이라고 우기며 사는 카트먼의 평소 양식으로 볼 때, 말이 되는 반응이다.
카트먼은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에게 항문을 빌려줬을지 모른다는
일말의 가정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사우스파크]는 분명 여성비하적인 욕들을 그대로 구사한다. 동성애자 비하야
당삼빠다이고. 그런데도 모든게 용서가 되는 것은, (극장판 영화에서는) 가장 잔인하게
맞붙는 인간의 배타적인 애국심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이기 때문이도 하고, 그런
고단위 블랙유머에서부터 '난 투사가 필요한게 아니라, 엄마가 필요해요.'하는
얼렁뚱땅 가족 회복의 논리까지 모든 것들이, 맨살을 까보여주는 솔직한 충돌, 욕들이
잘 섞여있는 삐죽삐죽 튀어나오는 혼합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때깔이 아주
이쁜, 부조화의 조화.
게다가 빅게이 알의 디너쇼를 통해 즐거운 게이(gay gay)의 긍정성을 충분히?
관객들이 공감하게 만듬으로써 동성애는 자유로운 의견이 오가는 다소 넓은 장소로
나온게 된다. 내가 좋던 싫던 말이다. 욕은, 인정할 수 없는 자신도 웃게 만드는
하나의 처방이다.
아무런 설명이 없이, 평소 여우짓을 잘 하는 웬디(스탠 여자친구)와 아이들을
이해하기보단 억압하는 엄마들의 모습만이 있는걸 보면 [사우스파크]에서 가장
무시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여성이다. 그래도 다른 뛰어난 미덕들 때문에 많은
여성들은 관용성을 발휘하고야 만다. 웬디는 철저하게 아이들편에 있지 않다. 욕도
가끔만 한다. 어쩌면 전통적인 남성들의 의식인 '여자는 스파이다'를 여전히 따르는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다. 복잡해서 더 재밌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웬디는 사우스
파크를 형성하는 욕 vs 안 욕, 아이들 vs 어른들, 순수 vs 위선의 대결에서 중간선을 잘 탄다.
또 하나의 정말 웃기는 욕은 '이 딜도같은 놈아'다. 제일 입이 험한 카트먼이
아무에게나 (대개는 또래들에게) 내뱉는 욕으로서, '순전히 여성의 성적 욕망을 채워
주기 위한 도구'일 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란 얘기니, 그 얼마나 심한 욕인가?
이것도 역시 [사우스파크]가 견지하는 '여성존중 생략'의 미덕?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보기에 따라선 여성중심의 언사이며 여성중심으로 돌아서고 있는
사회분위기를 반영한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상당히 독창적인 욕이라 넘 재밌기 때문에, 용서해 줄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진정한 스타, 시리즈에서 가장 잔인한 유머는 케니의 반복되는 죽음이다.
이번주는 소에 밟혀서 죽고 다음주는 총에 맞아 깃대에 꽂혀서 죽고.. 케니가
죽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여서 미국에선 사람들이 젤 궁금해하는게 '오늘은 케니가
어떻게 죽을까?'라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여서, 자신의 감춰진 새도매저키즘의
밑바닥까지를 구경할 수밖에 없는 이 극악한 유머에 짜릿할 수밖에. 어쩌면, 그냥
새디즘이나 매저키즘이기보다는 어쩌면 고통의 갈망일지도 모르겠다. 더이상 사냥도
전쟁도 없는 안락한 세상에 사는 인간들의 온순한 권태 이면에 있는 것 말이다.
[사우스파크]의 미덕?!은 쭈뼛거리지 않고 할 욕을 다 하는 것이다. 점잖은 체면에
겉으로는 말할 수 없는 것, 여성혐오증이나 인종적 증오, 동성애 혐오증에 죽음을
웃을 수 있는 쾌감까지, 귀여운 캐릭터의 천진한 행동 속에 붙여놓으니. 웃음 속에
나를 용서하고 잔인함을 즐긴다. 그것이 이 하얀 눈 쌓인 조그만 시골 동네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2000.3.17
사우스파크 홈페이지
악녀나라 사팍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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