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합법화와음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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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대마초가 있어야 훌륭한 음악을 만들 수 있겠다는 그 발상이 저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짜르트는 대마초가 있어서 그 어린 나이에 그렇게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수 있었을까? 대마초를 해서 청음영역이 넓어지고 등등의 이득이 있다고 하자. 그래도 음악은 만드는 사람의 수준대로 나올 뿐이다.

나는 음악하는 사람이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 말을 한다.

그리고 몇년 그렇게 살다보면 망가진 육체와 정신으로 또 어떻게 음악을 하고, 살아갈 것인가? 그런 식으로 음악을 위해 자기희생 또는 자해할 생각이라면... 좋은 생각이 아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권할 일이 아니다. 다른 많은 파괴적인 중독품들-술, 담배, 쇼핑중독 유발체 등-은 허가하면서 왜 중독성도 떨어지는 대마초만 안 되느냐고 한다면 아마도 골치 아픈 논의가 이어지겠지만, 나는 그에 대해서는 논의를 생략하고 단지 그 주장을 하는 음악인의 태도를 문제삼고 싶다.

단지 대마초가 피우고 싶고, 기왕이면 떳떳하게 마음대로 피우면 좋겠다는 음악가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보장받기 위해, 수많은 후진들에게 '자고로 음악을 하려면 대마초를 해야..'라는 어줍잖은 구실을 대량으로 유포시킬 대마초 합법화를 꼭 해야겠다는 것인지, 그들의 수준은 그것밖에 안 되는지 실망스럽다.

혹시라도 그것이 일개인으로서는 주장하고픈 권리라고 하더라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는 주장이라고 해도, 대중음악계의 몇 안 되는 고참 음악인으로서 지금의 이 고통스러운 음악계의 파탄상태를 희망적인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의사와 능력이 혹시 안 된다고 해도, 최소한 후배들에게 그런 폐끼치는 일을 해야할 것인가.

시사코멘트 2005.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