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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가슴이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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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큰 가슴이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큰 가슴만이 아름답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큰 가슴이 되기 위해 뻥브라로 덮어버린 가슴은 별로 아름답지 않다. 나는 아직도 한국 여자들의 머리와 옷장, 몸을 지배하고 있는 뻥브라의 관념이 몹시 유감스럽다.

뻥브라의 문제

뻥브라는 우선 착용감이 좋지 않으며 몸에도 좋지 않다는 일차적인 문제가 있다. 두꺼운 패드를 입고 다니려니 답답하고 더우며 특히 여름에는 아주 괴롭다. 심지어는 얇은 패드만으로도 여름에는 땀띠 나는 여자도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닌 대부분의 여자들도 ‘좀 좋아보이려고’ 혹은 사이즈 맞는 브라가 없다보니 별수없이 상당한 불편과 불건강을 감수하고 있다.

한국에서 뻥브라의 문제는 컵사이즈의 문제와 겹친다. 이 나라는 컵사이즈가 A*가 주종이며 가끔가다 B가 있고 C, D, F까지 골고루 갖춘 브랜드는 별로 없다. 브라 전문점이랍시고 가보면 말로만 사이즈지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다양한 사이즈로 구비되어 있는 데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 개인적으로 관찰해본 결과에 따르면 아직 애를 안 낳아본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 여자 중에서 A컵보다 큰 여자는 10%도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속옷업계는 줄창 A컵만 만들어대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가슴이 그 A컵보다 작은데 더 작은 컵이 없어 별수없이 A컵을 하는 여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비공식적인 나의 관찰에 따르자면 A컵보다 작은 가슴은 A컵 브라를 쓰는 인구의 절반 정도는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컵사이즈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하나는 컵이 남아도 그냥 가슴둘레에 맞추는 것으로, 건강에는 좋지만 안타깝게도 모양이 안 난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가슴이 쳐질 우려도 있다. 두 번째 방안은 컵사이즈를 맞추려고 가슴둘레가 작은 것을 택하는 것으로, 모양은 낫지만 몹시 답답하며 장기적으로는 순환장애로 인해 팔뚝과 겨드랑이 밑에 군살이 생긴다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이도저도 아닌 세 번째 방안은 대개의 속옷판매점에서 권하는 것으로 뻥브라를 하는 것이다. 뻥브라라고 해서 더 작은 사이즈를 기초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뻥이 센 만큼 브라가 구겨지거나 해서 모양이 안 나는 사태는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외로 작은 가슴에 맞는 AA컵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자연스럽고도 합리적인 문제해결법이 있을 것이나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나태한 속옷업계는 그럴 생각을 안 하고 있다. 뻥브라를 입으세요, 하던가 그나마 유명한 브라 브랜드들은 고초를 호소하는 여자들에게 컵에 맞춰 산 브라를 끈을 늘려 가슴둘레를 맞추는 수선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어깨끈도 제 자리를 잡지 못해 잘 흘러내리고, 앞판이 좁아서 답답하고 안 좋은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얘기를 정리해 보자면, 한국의 브라문화는 뻥브라판이며, 사이즈가 제한되어서 생기는 문제를 뻥브라에 떠넘기고 있으며, 작은 가슴의 복지권을 심각하게 박탈하고 있다. (물론 큰 가슴도 상당히 괴롭다. 맞춤형 브라**쯤이나 되어야 제 사이즈가 있다면, 마음에 드는 디자인까지 기대할 수는 없으니까. 중간만 잘 살라는 것인지.)

탄력있는 가슴이 아름답다

그러나 건강과 착용감의 문제 못지 않게 유감스러운 것은 뻥브라 독재를 지탱하고 있는 미학이다. 즉 여자의 가슴은 커야 섹시하다는 것. 한국여자들에게 ‘크다’의 기준이 왜 서양여자들의 ‘크다’를 따라가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우스운 일이나, 이러한 관념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뭔지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는 것이 진정 비극이다. 내가 진실을 말해주겠다. 여자의 가슴은 클 때 매력있는 것이 아니라, 봉긋하게 솟은 가슴이 적당한 탄력을 지니고 몸의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흔들릴 때 진정 매력있는 것이다. 건강하고 탄력있는 몸매의 여자가 멋진 패션을 자랑하면서 걸어갈 때 살짝살짝 흔들리는 가슴에서 느껴지는 탄력, 젊음, 그것이 바로 매혹이라고 하는 것이다. 뻥브라로 뒤덮은 가슴에선 절대 불가능한 섹시함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의 브라산업은 다수 여자들의 사이즈와 욕구를 무시하고 있기에 A컵 이상인 여자들만 이런 연출이 가능하다. 게다가 가능한 여자들마저 큰 가슴 이데올로기에 빠져 자기의 가슴을 돋보이게 할 생각은 안 하고 예쁜 가슴을 뻥브라로 가리고 있다. 체형에 따라 아름다운 가슴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류의 아름다운 가슴을 관통하는 기본 미학은 탱탱함과 흔들림이다. 뻥브라는 탱탱함은 유사하게 위조하나 흔들림을 차단하므로 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푸쉬업브라로 밀어올려 노출된 앞가슴이 은근슬쩍 흔들리는 연출이 아닌 한, 모든 류의 뻥은 이류에 그치고 만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분명, 이 시대의 아름다운 여성상은 애 몇 명씩 낳은 후의 성숙한 여인의 넉넉한 몸매가 아니라 막 사춘기를 지나 여성의 매력을 발산하는 시점의 여자의 몸매다. 비록 헐리우드 스타들이나 많은 능력있는 여성들은 나이 먹어서도 날씬하고 매력적인 몸매를 자랑하지만, 그들의 몸매는 (슬림함과 탱탱함으로 볼 때) 사춘기 갓지난 형에 가까운 것이다. 그렇다면 가슴의 형태 역시 젖소부인식의 스케일로 승부하는 '압박형'보다는 막 피어오르는 젊음의 형태 그대로 탄력있고 중력에 방해받지 않고 솟아오르는 '봉긋형'이 더 지금의 여성상에 적합하지 않은가? 일관성도 있을 뿐더러, 한국 여자들 중에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슴 작은 여자들에겐 단연코 후자가 더 추구해볼 만한 컨셉이다.

그리고 동시에 생각해야할 것은 아름다운 몸매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이슈는 몸무게가 될 수 없고, 운동으로 만든 적당한 근육을 지닌 탄력있는 몸매가 이상적인 것으로 인정받는 추세인데, 가슴에 대해서만 유독 크기만 문제시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몸무게에서 근육으로 몸매의 개념이 이동함에 따라 크기에서 탄력으로 가슴의 개념 역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브라의 개념을 바꾸자

사실 탄력있는 가슴을 자랑하기 위해서는 노브라만한 아이템이 없다. 노브라의 장점은 단연코 편하고 시원하고 섹시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력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젊은 여자들만의 특권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1960, 70년대 노브라운동을 통해 노브라를 할 수 있는 사회적인 토양이 마련이 되어있지만, 한국 같은 나라는 그런 것도 없었고 너무나 정직한 섹시함에 이상한 여자 취급 받기 딱 좋아서인지 아직까지 싹수도 보이지를 않는다. 섹시 글래머 스타들이 노브라를 선도하면 유행의 힘을 빌어서라도 해보련만, 노브라는 브라 광고로 돈을 벌 일이 없어서 그런지 아무도 하질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탱탱한 가슴을 지닌 여자들 입장에선 참 억울한 것이다. 왜 다리가 예쁜 여자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자랑할 수 있는데 탱탱한 가슴은 노브라로 자랑할 수 없다는 것인가?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은 이른바 ‘최소한의 브라’를 유행시키는 것이다.

와이어와 패드가 없으며, 얇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만든 예쁜 브라를 사이즈를 매우 다양하게 하여 판다. 사이즈는 중요하다. 사이즈가 딱 맞아야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까. '흔들리는' 점에 주목하여 매혹을 강조하는 멋진 티비광고 하나만 잘 만들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지금도 B컵 이상의 여자들을 위해서는 얇은 브라를 간혹 구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하고 새로운 것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얇아서 '비치는' 것으로 섹시함을 강조할 수도 있고, 귀엽고 로맨틱한 컨셉을 강조할 수도 있다.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에서 다이앤 키튼이 보여준 심플하고도 귀엽고 섹시한 브라 정도라면 지금 당장에라도 대중화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최소한의 브라’는 ‘웰빙 브라’가 될 자격을 갖춘 유일한 브라가 될 것이고, 웰빙 브라로서 널리 퍼질 수 있을 것이다. 여자의 몸을 편하게 하는 브라, 자연 그대로의 가슴을 아름답게 가꾸는 브라, 이보다 더 좋은 브라가 어디 있겠는가? 이제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까지 큰 가슴 컴플렉스나 주조하면서 가슴을 가리는 데 급급했던 한국의 브라 문화를 바꾸어, 있는 그대로의 가슴이 섹시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돋보이도록 해줄, 그리고 중력의 방해에 맞서 자신의 자연스러운 육체를 보필해줄 '최소한의 브라'를 찾아 입는 것이다. 매우 건강하고 훨씬 더 매력적인 컨셉이다.

물론 단지 뻥을 집어넣기만 하면 되는 '압박형'이 더 쉬운 길이고, 열심히 노력해서 몸 전체를 날씬하고 탄력있게 가꾸면서 와이어 없는 브라로도 가슴이 쳐지지 않도록 가슴근육 강화운동에 매진하는 '봉긋형'이 더 어려운 길이라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하나 앞으로의 몸짱 대세에서는 결코 '봉긋형' 가슴이 초과노동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어차피 날씬한 몸매가 되기 위한 기본운동은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젊고 탱탱한 여성들로선 어느 컨셉이 더 유리할 것인가는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코르셋을 벗어던진 20세기 이후, 매력있는 여성상은 점점 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필하기 위해 보조물을 착용하지 않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노브라 운동을 통해 그 변화가 극적으로 나타났다. '최소한의 브라'는 앞으로 웰빙 트렌드와 함께 시대를 풍미할 충분한 요건을 가지고 있다. 편하고 아름답게 자신을 가꿀 수 있는 권리를, 저마다의 개성에 맞는 브라를 선택할 권리를 한국 여자들도 이젠 찾아 보자.

* 한국의 A컵은 밑가슴둘레와 가슴둘레의 차이가 대략 7~7.5cm 로, 미국의 AA컵과 같다. 그러나 75나 90이나 똑같이 7cm라는 얘기는 75의 A컵은 상당히 큰 컵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한국의 AA컵을 만든다면 차이가 4.5~5cm 정도 되게 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 현재 한국에서 ‘맞춤형 브라’는 맞춤 브라가 아니라 밑가슴둘레와 컵사이즈를 다양하게 구비한 브라를 말한다. 누벨**와 마띠**가 인터넷 구입이 가능한데, 내가 시착한 바로는 와이어가 없어도 편하게 받쳐주는 누벨**가 훨씬 낫다. 마띠**는 지나치게 끼이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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