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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 - 한국여성들의 의식

신디 팬이 건네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BODY, PEOPLE, MIND, DRUG, SEX라는 커다란 약통들이 굴러나온다. 고맙게도, 그리스 신화처럼 뚜껑을 열자마자 다들 휘리릭~하고 사라져버리는 게 아니라, 페이지마다 깃들어있는 야무진 삶의 지혜들이 퐁퐁퐁퐁 튀어나와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중국계 호주인으로 여성의 성과 건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사인 신디 팬은 평소 명칼럼니스트로 날리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실용주의와 건강한 쾌락주의를 기초로 21세기의 젊은이들에게 몸과 인간관계, 정서, 약물, 섹스의 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스스로가 유쾌한 독신주의자여서 그런지, 그의 충고들은 즐겁고 경쾌하며, 무엇보다도 중용감각이 있다. 오르가즘 강박증을 얘기할 때에도, 약물중독의 심각한 폐해를 얘기할 때에도 언제나 느긋하게 견지하고 있는 원칙이 있어 쾌락과 조심, 기대와 강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자신을 위한 삶'이라는 원칙이다. 그 원칙 안에서 건강한 삶, 주체적인 성과 연애는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일처제를 하든 그룹섹스를 하든 동성애를 하든 어떤 취향을 갖든 간에 나와 상대의 의사를 존중한다면, 서로의 건강과 복지를 염려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고, '남들처럼' 날씬하고 털이 없이 매끈하고 화끈하지 못해서 혹은 '남들과 달리' 무덤덤하거나 또는 변태적이어서 걱정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단, 불멸의 사랑이거나 다다익선 프리섹스주의거나 할것없이 모두가 가져야할 것은 기본적인 의학상식과 자기 몸에 대한 인식이다.

그러나 세상 어느 곳보다도 유행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모든 계층을 휩쓸며 전여성의 분단장을 실천하고 있는 나라 한국의 사정은, 안타깝게도 전반적으로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주체적인 의식이 부족한 편이다. 물론 터무니없이 깡마른 미인형을 강요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대체적인 경향이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나라의 일반인들이 그렇게 과도한 다이어트와 성형수술, 메이크업 예술의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니다.

별다른 대책 없이 매일매일 화장한다면 피부가 맛이 가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뼈를 갈고 지방을 뽑아내면 언젠가 후유증이 생길 것을 염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살을 빼려면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미의 무한경쟁의 전선에 서있다는 이유로 모든 '무리한 것들'을 시도하고야 마는 여성들에게는 '시간이 없다!'고 한다. 정상적으로 살을 뺄 때까지, 자연히 피부가 개선될 때까지, 교양을 쌓아 지성미가 철철 넘치게 될 때까지, 혹은 유전자변이가 일어나서 황신혜 같은 골격이 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부족한 것은 여유보다는 솔직해보건대 한 조각의 명징한 이성, '몸에 대한 통합적인 관점'이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 난 죄로 남성의 욕망의 대상으로서는 혹은 여성의 자신감!을 위해서는 무지하게 날씬한 몸이 요구되지만, 사실 내 몸은 남자 못지 않게 많은 일을 해야할 몸이며, 아프면 쉬어주어야 하고 간혹 병원도 가야되는 몸이다. 동시에 맛있는 것을 먹고 인생을 즐겨야 하며, 무한한 관능의 세계로 탐구도 떠나야 하는 몸이다. 아무리 각각의 욕망이 엉뚱한 방향에서 잡아당기더라도, 내 몸은 하나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단 하나뿐인 자기 몸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 몸을 중심에 놓고 각각의 기대와 욕망들을 통합하여 조절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구를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자기 에 대한 주체적인 관점을 세운다면, 아름다움의 추구는 건강의 대원칙 아래 종속될 것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몸을 갖고 싶어 안달하는 허영심도, 자기 몸의 쾌락을 희생시킬 권리가 없다는 것을 배우고 자중해야 한다. 대신 더 즐겁게도 자기만의 매력을 개발하고 뽐내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신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몸매주의'를 추구한다면 얻게 되는 결론은 정직한 물질대사, 운동이 된다. 그래서 많은 헐리우드 스타들과 '앞서가는' 여성들은 지금 요가를 배우느라 바쁘다. 내 생각엔 더 효율적인 몸관리와 함께 마음훈련을 통해 자기의 중심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의 움직임은 앞으로 요가뿐 아니라 단전호흡, 동양의 각종 무술로 확산될 것 같다.

건강과 아름다움, 인생의 계획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틀림없이 주체적인 삶이자 즐거운 인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여기에 신디 팬의 책과 같은 가이드만 추가하면 된다. 여성이 즐겁고 안전하고 복되게 살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이 참 많으니까.

--남승희

마리 끌레르 2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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