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우뇌적 한국인의 한국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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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한국인의 낯](사계절)에서 조용진 교수는 재미난 주장을 한다. 간략히
말해보자면, 한국은 남방계 혈통의 원주민을 대륙에서 흘러들어온 기마민족이
정복하면서 그 원형이 형성되었기에, 기마민족의 특성을 지니고, 우뇌가 우세한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 인간의 좌우뇌는 각각의 전공분야가 있는데, 좌뇌는 계산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주로 맡고, 우뇌는 직감과 상상, 총체적인 느낌에 의해 돌아간다.
북방계(기마민족)은 우뇌가 우세하고 남방계는 좌뇌가 우세한 편이다. **
이 나라가 우뇌형 인간들이 득시글거리며 득세하는 나라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나라 전체가 막강한 '망각력'을 지니고서 사회적으로
아무리 엄중한 범죄를 저지른 죄인들이라도 몇년만 지나면 다 까먹고 슬그머니
방면하는 일을 계속 내버려두고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바라기 어렵고 학연 지연 혈연 빽 등을 통하여서만 가능한
나라, 지식이나 능력이 아니라 '눈치'가 가장 중요한 사회, 여기에는 물론 일제
식민지 잔재를 청산한 적이 없는 남한의 특수한 사정이 가세하기도 한다. 구린
놈들끼리 해먹다보니 계속 구려지는 것이 정치권의 특성이다.
세계적인 연주가는 그렇게 많은데
클래식 쪽에서는 한국출신으로 세계적인 연주자가 많다. 그러나, 세계적인
작곡가는 없다. 그것은 대중음악까지 통털어서도 그렇다. 그렇다면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은 우뇌적 인간이 많고 우뇌중심의 사회라 그만큼 좌뇌의
발달이 억압당했다는 것이다. 작곡을 잘 하려면 좌뇌가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좌뇌중심의 인간들은 이 사회에서 잘 적응을 못하고 핍박받고 쭈그러들기
마련이라, 그리 훌륭한 작곡가가 나오기 힘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적당히 이어붙이는 감각으로 표절이나 해먹는 표절대국을
형성하게 된 한 이유가 될 지 모른다. 음악뿐만 아니라, 사회 각기각소에서
흔히 보는 바대로 한국인은 창작자의 윤리라는게 아주 저열하고 개념이 없다.
그렇게된 가장 큰 원인은, 이 나라는 실제로 만든 사람에게 공로와 대가가
돌아가는 게 아니라 조직의 장이나 권력에 잘 붙은 떨거지들에게 모든 것이
돌아가는 구조라는 것이라고 본다.
이큐교육은 왜 하나?
조용진 교수가 제기하는 또 하나의 민감한 사안은 이큐교육의 불합리,
부작용에 관한 것이다. 원래 이큐교육의 열풍이 분 서구와 일본의 문화풍토는
좌뇌 중심적인 사회라고 한다. 즉, 본래 좌뇌적 인간들이기에 감성교육을 통해
우뇌적 사고를 계발하는 것이 유리하고, 또 합리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워낙에 우뇌적인 나라에서 감성교육을 해봤자 뭐가 있겠는가? -.-;;
내 생각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필요한건 이큐교육보다는
초등학교때까진 멀쩡하던 지성을 중고등학교 입시감옥을 거치면서 멍청하게
퇴화시키지 않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계발은 바라지도 않아, 죽이지만 마
창의력은 일부러 기르면 더 자라날 수는 있으나, 그렇게 창의력을 길러봤자,
그걸 실행할 수 있는 치밀함과 조직적 능력이 있어야 빛을 볼 일이다 즉,
쓸만한 창의를 해내기 위해서는 우뇌 혼자 잘나가지고 되는 일도 아니고
좌뇌도 또한 잘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 발현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조건이 되어야 하지, 아니라면 그저 창의력의 싹은 잘려나가고 말
것이다.
기껏 창의력 길러봤자 조직사회에 적응하려면 무조건 자기를 죽이는게
출세하는 길인데, 뭣하러 애써서 기르겠는가? 그럴 시간에 조직에 잘 적응하는
능력과 아부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신상에 이로울 것이다. 아무리 잘나봤자
무리에서 튀게 되면 시샘이나 받고 왕따당하고, 밀려나는데 말이다.
제대로 된 문화를 위해선
일단은 무엇보다도 제도 개혁이 불가피하다. 표절하는 놈은 감옥에 쳐넣고,
수준낮은 놈은 그 수준에 맞게 대접해주고, 뛰어난 사람은 마음껏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혹은 방해나 말아주고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 제도의
기반이 없이는 안 된다.
그러나, 그 위에 문화를 일구는 데에 있어서는 마음만으로 개선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인의 우뇌중심성은 꽤 오래된 뿌리를 지닌 것이고 그 문화는 쉽게
바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한국병은 병이 아니라 한국인이
살길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겠는가. 그러나 '버리기 힘들다'는 이유로 개선과
치료의 가능성마저 망각하려는 것은 사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저열한 태도일
뿐이다.
우뇌중심적인 한국문화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좌우뇌를 균형있게 개발하기
위한 교육제도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또, 수직적 권력서열이 뼈대를 이루는
회사조직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수평적이고 능력중심의 조직으로 개편하는
현재의 조그만 변화의 바람을 확산하여 좌우뇌가 균형있게 발달한 창의적이고
실력있는 인물들이 대우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미지 개혁이다.
2000.9.26
->똑같은 얼굴은 불리하다 -이미지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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