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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ona에서 겪은 별난 오늘의운세
월요일이라 모조리 닫을 것이라는 <Loney Planet>의 정보와는 달리, Verona에서 뿌리는 리플렛에 따르면 1시반부터는 여기저기가 문열었고, 나는 11시에 가서 2시간 정도 관광을 하기로 했다. Verona는 아름다왔지만 나는 계속 제대로 버스를 타는데 실패했다.
먼저 D플랫폼이 아니라 F플랫폼에서 버스를 타서 구시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갔다가 돌아왔고, 시간도 모자르고 하여 예정을 바꿔 버스정보가 없는 곳에서 버스타고 오려다가 힘들게 길을 건넜는데도 딴데 보느라 나를 못 봐서 지나친 버스기사 때문에 20분을 기다려서 겨우 버스를 탔더니 시간이 부족해서 앞서가고 있는 갈아탈 버스에 뛰어올라가는 활극도 벌였다. 이건 친절하고 남 일에 잘 나서는 한 할머니가 운전기사한테 부탁을 해줘서 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베로나 포르타누오보역 6트랙에 도착한 것은 정확히 기차출발시간인 1시 44분, 그러나 기차는 이미 플랫폼을 떠나고 있었다. 언제나 늦는 이탈리아 기차, IC고 뭐고를 가리지 않고 후지며, 제시간에 떠나는거 보기 힘든 이탈리아 기차가 이때만 제 시간도 다 안 기다리고 그냥 떠나버리다니, 숨이 턱에 닿게 뛰어온 한국인 관광객인 나는 그저 몹시 억울하고 허망할 뿐이었다.
하지만 혹시나 해서 내 힘으로 열차표를 읽는데 그치지 않고 '인포르마치오네 빌리엣띠아'에서 줄서서 물어봤더니, 아니 쮜리히행 기차가 Milano로 간다고 한다. 훨씬 낫다! 쮜리히행이니 시간도 칼일 것이고. 오늘 비행기일정에 문제 없겠군. 그날 나는 Verona에 오면서 이미 이탈리아 IC의 20분 연착을 겪은 후였다.
그런데 스위스기차는 너무 좋았다. (나중에 들었는데 파노라마기차라고 한다.) 탁 트인 전망, 편안한 실내. IC가 이 정도면 도대체 ES는 어떨것인가. 스위스 독일 등지를 여행하다가 이탈리아 와서 충격받는 여행자들의 심경을 알만했다.
아무튼 내 옆좌석에 앉은 나이든 엄마와 딸 일행이 좋았다. 사진 한 장 그들을 넘겨 찍겠다고 말걸었다가, 이탈리아여행하고서 북쪽으로 돌아와 가을이 깊어진 걸 보니 향수병 걸리겠다는 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리고나니 더 슬퍼졌다. 창밖에 비는 죽죽 오고. 그래서 맘씨 좋은 그 할머니가 내리려고 밖에 나와 기대고 서있는 나한테 뛰어와서 사과 하나를 주고 간 다음에는 눈물이 났다. 완전히 '오리온 초코파이 情'이었다. (Paris에서 그 고생을 하고도 흘리지 않던 눈물인데...)
눈물을 다스리고 나서도 오늘의 실수와 만회는 계속될 것 같은, 실은 더 커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공항 가면서도 그 기차가 유로패스로 된다는 얘기 듣고 별로 좋지도 않은 기차 탔는데 역무원이 오더니 이 표로 탈 수 없는 거라면서 그냥 봐주겠다고 윙크~하면서 넘어가 주고, 공항 가서는 텍스프리 도장받으러 갔다가 패스포트 받는 것도 잊고 엉뚱한 문으로 나갔다가 깜짝 돌아서 뛰어온 세관원이 붙잡아줘서 돌아오고, 그걸로도 끝나지 않고 공항까페테리아에서 카드 잃어버렸다가 보딩할 때 돌려받는 사건도 일어났다. (다행히 카드사고는 일어나지 않았고 집에 돌아와서 아예 재발급받았다.)
정말이지 여행은 마지막날까지 정신차리고 조심할 일이다. 그리고 비행기 12시간 타는 날 하루종일 뛰어다니는건 (뛰기 전까진 그냥 2시간 관광이라고 생각했지만) 안 좋은 생각이다. 왜냐면 티케팅하고 텍스프리 도장받고 면세점 가는 것도 꽤 큰 작업들이기 때문이다. 다음부턴 찾아헤매지 말고 꼭 일본관광객들 뒤만 졸졸 쫓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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